벽 개수로 계산하는 와이파이 공유기 커버리지
와이파이 공유기는 평수가 아니라 신호가 지나갈 벽 개수로 고릅니다. 벽 세는 법부터 스트림 구성, 유선 포트, 회선 계약 속도까지 집 구조별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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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공유기를 새로 달았는데 안방 구석에서는 여전히 영상이 멈추는 집이 있습니다. 거실에서는 500Mbps가 찍히고 문 두 개 지난 방에서는 30Mbps도 안 나오죠. 제품이 약해서가 아닙니다. 신호가 지나야 할 벽이 한 장 더 있어서입니다.
제품 페이지는 집을 평수로만 말합니다. "30평 커버"라고 적혀 있으면 30평 아파트에서는 다 된다고 읽히죠. 정작 전파를 깎아내는 건 면적이 아니라 그 사이에 서 있는 물건입니다. 같은 30평이라도 거실이 트인 집과 콘크리트 벽으로 네 칸 갈린 집은 조건이 다릅니다.
그래서 순서를 뒤집었습니다. 예산을 먼저 정하는 대신 벽을 세고, 그 숫자가 허용하는 등급 안에서 제품을 고릅니다. 벽이 세 장 끼어 있는 경로에는 9만 원짜리를 놓아도 결과가 거의 안 바뀌거든요.
외장 하드를 물려 파일 서버처럼 쓸 생각이라면 집에서 NAS를 굴릴 때 따지는 것을 먼저 보세요. 공유기에 USB 포트가 필요한지 아닌지가 거기서 갈립니다.
평수 대신 벽을 세는 법
공유기를 놓을 자리에서 가장 먼 방까지 머릿속으로 직선을 하나 긋습니다. 그 선이 통과하는 벽과 닫힌 문을 세면 끝입니다.
- 0~1장 — 원룸이나 거실이 트인 구조. 3만 원대에서도 대부분 해결됩니다.
- 2장 — 20~30평대 아파트에서 가장 흔한 조건. 외장 안테나가 붙은 4~6만 원 구간부터 안정적입니다.
- 3장 이상 — 복층, 긴 복도형, 안방 안쪽 화장실. 한 대로 덮으려는 시도 자체가 잘 안 됩니다.
벽이라고 다 같지도 않습니다. 석고보드 칸막이는 조금 깎는 정도인데 콘크리트 내력벽은 5GHz를 거의 삼켜버립니다. 금속과 물이 든 물건도 벽에 준하고요. 냉장고, 대형 어항, 전신 거울이 그렇습니다. 주방 쪽만 유독 약하다면 대개 냉장고가 경로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밴드 선택도 여기서 갈립니다. 5GHz는 빠른 대신 벽 한 장에 크게 깎이고, 2.4GHz는 벽을 잘 통과하지만 속도가 낮고 옆집 신호와 섞입니다. 벽 두 장 너머에서 5GHz가 잡혔다 말았다 하는 건 고장이 아니라 물리적인 결과입니다. 그 방에 있는 기기는 2.4GHz로 고정해두는 편이 오히려 덜 끊깁니다.
스트림과 안테나, 값이 갈리는 자리
규격 라벨은 3만 원짜리와 9만 원짜리가 똑같이 Wi-Fi 6입니다. 차이는 그 아래 줄에 있습니다.
| 항목 | 3만 원대 | 5만 원대 | 9만 원대 |
|---|---|---|---|
| 스트림 | 2x2 | 2x2 | 4x4 |
| 안테나 | 내장형 2개 | 외장 4개 | 외장 6개 |
| 유선 포트 | 축소 구성 | 기가 WAN 1 + LAN 4 | 기가 WAN 1 + LAN 4 |
| 프로세서·메모리 | 최소 구성 | 듀얼코어 256MB | 트리플코어 512MB |
| 감당하는 벽 | 1장 | 2장 | 2장에 여유 |
스트림은 동시에 열리는 통로 수라고 보면 됩니다. 2x2에서 4x4로 가면 최고 속도보다 여러 기기가 붙었을 때 순서를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프로세서와 메모리도 같은 방향으로 작동하죠. 스마트 플러그, 로봇청소기, 태블릿, 홈캠까지 세어 열 대를 넘기는 집이라면 이쪽이 체감 항목입니다.
반대로 최대 속도 숫자는 대체로 회수되지 않습니다. 집에 들어오는 회선이 1Gbps면 무선 규격이 4804Mbps든 1201Mbps든 그 지점에서 막히니까요. 계약이 500Mbps인데 상위 제품을 들이면 절반은 놀게 됩니다. 고지서에 적힌 계약 속도부터 확인하고 예산 상한을 정하는 게 순서에 맞습니다.
유선 포트를 먼저 봐야 하는 집
무선만 보고 사면 놓치는 항목입니다. WAN 포트가 100Mbps 규격이면 회선이 1Gbps여도 입구에서 잘립니다. 데스크톱이나 TV, 콘솔을 랜선으로 물리는 집이라면 이 표기가 무선 규격보다 먼저입니다.
케이블 등급도 같이 봐야 합니다. CAT.5 이하 낡은 랜선을 그대로 쓰면 기가비트 포트를 달고도 100Mbps에서 멈춥니다. 피복에 인쇄된 등급을 읽어 CAT.5e 이상이면 됩니다. 몇천 원짜리 항목에서 막히면 억울하죠.
조건이 이러면 이걸 사면 됩니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처럼 공유기와 침대 사이에 문 하나만 있는 구조가 여기 해당합니다. 2x2 구성이라 속도 상한은 낮지만 벽이 없으면 그 상한까지는 제대로 나옵니다. 일체형 크래들이라 세워두면 책상 면적을 거의 안 먹고요. 붙는 기기가 다섯 대 안쪽이면 위 구간으로 올라갈 이유가 없습니다.
20평대 단층 아파트에서 가장 자주 맞는 자리입니다. 유선 포트가 전부 기가비트로 채워지는 구간이 대략 여기부터고, 데스크톱과 TV를 랜선으로 물려야 하는 집에서는 이게 무선 규격보다 큰 차이를 냅니다. 출장 중에 집 네트워크로 붙어야 한다면 VPN 서버가 기본으로 들어간다는 점도 계산에 넣을 만하죠.
TP-Link Archer AX53
지금은 벽 두 장이지만 1~2년 안에 더 넓은 집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면 확장 경로가 있는 쪽이 낫습니다. OneMesh는 같은 계열 기기를 한 대 붙여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방식이라 본체를 버리지 않아도 되거든요. 화상회의와 게임이 겹치는 시간대에는 Tether 앱에서 QoS로 우선순위를 잡아두면 지연이 튀는 폭이 줄어듭니다.
TP-Link Archer AX73
벽이 세 장인 경로를 한 대로 덮겠다면 이 급까지는 올라와야 승산이 생깁니다. 안테나 6개와 빔포밍은 소프트웨어로 우회할 수 없는 항목이라 금액으로 사는 게 맞고요. 트리플 코어에 512MB 메모리는 기기가 계속 늘어나는 집에서 값을 합니다. 다만 벽이 한 장뿐인 집에 놓으면 이 여유는 4년 내내 놀기만 합니다.
사고 나서 걸리는 것들
자리가 첫 번째입니다. 신발장 위나 TV 뒤 선반은 사방이 막힌 자리라 어떤 제품을 놓아도 손해를 봅니다. 거실 가운데, 바닥에서 1m 이상 되는 높이가 기본이고 그러려면 모뎀에서 공유기까지 랜선이 길어져야 하죠. 이 케이블 값이 공유기를 한 등급 올리는 것보다 효과가 클 때가 많습니다.
안테나 방향은 다 세우는 게 정답이 아닙니다. 단층이면 수직으로 세워 옆으로 퍼뜨리고, 복층이나 위아래 방으로 보내야 하면 몇 개를 눕혀 각도를 나눕니다.
확장은 방식을 잘못 잡기 쉬운 항목입니다. 공유기 두 대를 무선으로 이어 붙이면 신호를 받아 다시 뿌리는 과정에서 대역폭이 절반 아래로 떨어집니다. 넓힐 계획이면 처음부터 같은 계열 메시로 맞추고, 가능하면 두 대 사이를 랜선으로 잇는 편이 낫습니다.
마지막은 시간입니다. 커버리지 부족은 설정으로 못 메우는 유일한 항목이라 반품 기간 안에 확인해야 합니다. 설치한 날 공유기를 그대로 두고 스마트폰만 들고 가장 먼 방과 화장실 안쪽까지 걸어가 속도를 재보세요. 여기서 안 나오면 교환이 가능한 시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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